📘 조직을 이끄는 힘, 리더십의 진화와 본질
조직이란 인간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형성한 구조적‧기능적 단위이며, 이 조직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리더십’이다. 조직 내 수많은 구성원들의 역량과 에너지는 리더의 철학, 의사결정, 행동 방식에 따라 정렬되기도 하고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리더십은 조직 운영의 보조적 수단이 아니라, 조직의 정체성과 문화를 형성하고 방향성을 부여하는 핵심적인 동력이다.
리더십은 행정학과 조직행태론 전반에 걸쳐 가장 지속적이며 중심적인 주제 중 하나다. 특히 공공조직의 맥락에서 리더십은 공익의 실현, 시민에 대한 책임, 복잡한 이해관계의 조율 등 다차원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민간기업에서의 리더십은 수익성과 효율성을 중심에 두고 논의되는 반면, 공공조직에서의 리더십은 공공성, 투명성, 책임성과 같은 행정가치와 긴밀히 연동된다. 이러한 차이 속에서 공공부문 리더십은 고유한 학문적 탐구 대상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전통적으로 리더십에 대한 이해는 ‘타고난 자질’에 주목하는 특성이론에서 출발하였다. 이후 행동이론을 통해 ‘효과적인 리더는 어떤 행동을 보이는가’에 대한 관심이 제기되었고, 상황이론에서는 ‘리더십의 효과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에 주목하게 된다. 그리고 현대에 이르러 리더십 연구는 보다 정교하고 복합적인 이론 체계로 진화하게 되며,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과 거래적 리더십(Transactional Leadership)은 이러한 현대 이론의 대표적 쌍두마차로 평가받는다.
변혁적 리더십은 조직 구성원에게 영감을 주고, 공동의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게 하며, 자아실현과 조직 발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리더십 유형이다. 리더는 관리자(manager)가 아니라 변화의 촉진자(change agent)로서 기능하며, 구성원 개개인의 성장과 동기 부여를 통해 조직의 질적 변화를 도모한다. 반면, 거래적 리더십은 성과와 보상의 교환 관계를 중시하며, 명확한 규칙과 조건을 바탕으로 조직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유지하는 리더십 유형이다. 이 두 가지 리더십 유형은 대립적인 성격을 가지기보다는 상호보완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으며, 조직 환경과 목적에 따라 융합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공공조직의 리더는 변혁적 리더십을 통해 시민 중심의 행정을 실현하고, 거버넌스 시대에 요구되는 통합적·참여적 리더십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거래적 리더십을 통해 법과 제도에 기반한 행정 절차와 공정성을 담보하고, 일상적 조직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할 필요도 있다. 오늘날의 행정 환경은 급격한 기술 변화, 사회의 다양성과 복잡성, 그리고 시민의 기대 수준 상승 등으로 인해 리더에게 더욱 복합적인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글은 리더십 이론 중에서도 현대 조직행태론에서 가장 주목받는 두 유형인 변혁적 리더십과 거래적 리더십의 개념, 구조, 비교, 그리고 공공조직에의 적용 가능성을 면밀히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행정학적 관점에서 공공조직의 리더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지, 그리고 이 두 리더십 유형이 실천적으로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지를 탐색함으로써 조직행태론적 함의를 도출해 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좋은 리더’란 무엇인지, 그리고 공공을 위한 리더십이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1. 리더십 이론 개요 – 이끄는 자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리더십(leadership)이란 조직 내에서 구성원들이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동기를 부여하며, 행동을 조율하는 과정이자 영향력의 행사 방식이다. 행정학 및 조직행태론의 영역에서 리더십은 조직성과와 조직문화, 조직구성원의 만족도와 직결되는 핵심 변수로 다루어진다. 특히 공공조직은 법과 제도라는 구조적 틀 안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대와 압력에 대응해야 하므로, 리더십의 성격은 효율성을 넘어 정의, 공정성, 민주성이라는 행정가치와도 깊이 연관된다.
리더십 연구는 조직이 형성된 이래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이론의 전개는 역사적·사회적 맥락에 따라 크게 네 가지 흐름으로 구분된다: 특성이론, 행동이론, 상황이론, 그리고 현대 리더십 이론이다.
1-1. 특성이론 (Trait Theory)
리더십에 대한 가장 초기의 이론은 리더가 지닌 개인적 특성에 주목하였다. 대표적으로 ‘위대한 인물 이론(Great Man Theory)’은 역사 속의 탁월한 지도자들이 타고난 자질, 즉 용기, 지능, 결단력, 카리스마 등의 성격적 특성 덕분에 리더가 되었다고 보았다. 이러한 관점은 20세기 초까지 지배적인 설명틀이었으며, 공공조직에서도 리더의 선천적 자질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수많은 경험적 연구를 통해 특정 특성이 리더십의 절대적 지표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특성이론의 설명력은 제한적으로 평가되었다.
1-2. 행동이론 (Behavioral Theory)
1940년대 이후에는 리더의 행동 방식 자체에 주목하는 이론들이 등장하였다. 오하이오 주립대학과 미시간 대학교의 연구팀은 리더십을 두 가지 축으로 구분하였다. 오하이오 연구에서는 ‘배려(consideration)’와 ‘구조주도(initiating structure)’가, 미시간 연구에서는 ‘직무중심 리더십’과 ‘구성원중심 리더십’이 핵심 개념으로 제시되었다. 이들은 리더십을 일련의 학습 가능한 행동 패턴으로 보며, 특정 행동 유형이 조직 성과나 구성원 만족에 더 유리하게 작용함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이러한 접근은 교육과 훈련을 통해 효과적인 리더십을 개발할 수 있다는 실천적 함의를 제공하였다.
1-3. 상황이론 (Contingency Theory)
1960년대 이후에는 리더의 특성이나 행동만으로는 조직 내 다양한 상황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비판에서 출발한 상황이론이 부각되었다. 대표적인 이론으로는 Fiedler의 상황적 리더십 모형이 있다. 그는 리더십 효과성이 리더와 구성원의 관계, 과업 구조, 리더의 권한이라는 세 가지 변인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았다. 또한 Hersey와 Blanchard는 구성원의 성숙도에 따라 리더십 유형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시형, 설득형, 참여형, 위임형으로 리더십을 유형화하였다. 이러한 접근은 조직이 처한 외부 환경이나 구성원의 특성에 따라 유연하게 리더십을 적용해야 함을 시사한다.
1-4. 현대 리더십 이론: 변혁적·거래적 리더십의 대두
1980년대 이후 등장한 현대 리더십 이론은 조직의 혁신과 구성원의 자발적 참여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진화하였다. 그 중심에는 James MacGregor Burns가 처음 개념화하고, Bernard M. Bass가 발전시킨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과 거래적 리더십(transactional leadership)이 있다. 이 이론은 성과 지시와 감독을 넘어, 구성원 개인의 가치관, 자율성, 성장을 고려하는 리더십의 역할을 강조한다. 특히 정보화와 글로벌화, 다양성의 증대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변혁적 리더십은 조직의 방향성을 재설정하고, 비전을 공유하며, 구성원의 몰입을 유도하는 데 큰 역할을 수행한다. 반면 거래적 리더십은 규범과 보상에 기반한 안정적 관리 체계를 유지하는 데 적합한 리더십 유형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이론 전개는 리더십이 고정된 성격의 결과물이 아니라, 환경과 문화, 구성원의 기대에 따라 끊임없이 재구성되어야 하는 다층적이고 동적인 과정임을 시사한다. 특히 현대 공공조직의 리더십은 과거와 달리 고정된 정답이 없는 환경 속에서 유연한 대응과 전략적 사고를 요구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리더십의 성격 역시 더욱 복합적이고 정교한 분석 틀로 접근되어야 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2. 변혁적 리더십 – 조직을 변화시키는 리더의 힘
현대 조직의 환경은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그 변화의 속도는 전례 없이 가속화되고 있다. 정보기술의 급진적 발전, 사회구성원의 가치관 변화, 다양한 세대의 공존, 그리고 시민사회의 참여 확대 등은 오늘날 공공조직이 마주한 새로운 도전 과제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기존의 안정적‧관리 중심의 리더십으로는 조직의 방향성과 존립 기반을 유지하는 데 한계를 드러낸다. 따라서 구성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조직의 정체성을 재정의하며, 미래지향적인 변화를 선도하는 리더십 유형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게 되었다. 이와 같은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는 대표적 리더십 이론이 바로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이다.
2-1. 변혁적 리더십의 개념적 기초
변혁적 리더십은 1978년 James MacGregor Burns가 처음으로 정치 리더십 이론에서 개념화한 것으로, 리더와 구성원 간의 상호 자극과 성장 과정을 강조한다. Burns는 거래적 리더십이 보상과 성과의 교환을 중심으로 한 관계라면, 변혁적 리더십은 리더가 구성원의 내면에 변화를 일으켜 그들의 욕구, 가치, 잠재력을 일깨우고 공동의 목적에 대한 헌신을 이끌어내는 관계라고 정의하였다. 이 개념은 이후 조직행태론 및 경영학 영역으로 확장되었으며, Bernard M. Bass에 의해 보다 실증적이고 구조적인 틀로 발전하였다.
Bass는 변혁적 리더십을 구성원의 성과 기대치를 넘어서도록 유도하고, 개인과 조직이 함께 성장하도록 만드는 리더십 유형으로 설명하였으며, 네 가지 핵심 구성 요소를 제시하였다. 이 네 가지는 변혁적 리더십의 본질을 가장 구조적으로 보여주는 개념틀로 자리 잡았다.
2-2. 변혁적 리더십의 네 가지 구성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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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 영향력(Idealized Influence)
이상적 영향력은 리더가 구성원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으며, 도덕적 모범이 되는 리더십 차원이다. 이러한 리더는 자신의 가치관, 윤리성, 일관된 행동을 통해 조직 내에서 높은 수준의 신뢰를 구축하고, 구성원들에게 ‘따르고 싶은 존재’로 인식된다. 공공조직의 경우, 공직자 윤리와 청렴성이 특히 강조되므로 이상적 영향력은 조직 내 리더십 정당성을 형성하는 데 핵심적이다. -
영감적 동기부여(Inspirational Motivation)
이 구성 요소는 리더가 조직의 비전과 목표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이를 통해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능력에 해당한다. 리더는 감성적 언어와 상징적 행동을 통해 조직 구성원들이 일상의 과업을 넘어서 더 높은 목적에 동참하도록 유도한다. 특히 공공조직에서는 ‘공익’이라는 가치 중심의 동기부여가 조직정신을 강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
지적 자극(Intellectual Stimulation)
지적 자극은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관점과 문제 해결 방식을 제시하도록 유도하고, 창의적 사고와 도전적 태도를 장려하는 측면을 의미한다. 조직 내 기존 절차나 관행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허용하고, 구성원들이 스스로 혁신을 시도할 수 있도록 하는 토대를 마련한다. 공공조직에서는 법과 제도라는 제약 속에서도 유연성과 창의성을 실현해야 하므로, 이 요소는 혁신적 행정 구현에 필수적이다. -
개별적 배려(Individualized Consideration)
마지막 구성 요소는 구성원 개개인의 욕구와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맞춤형 지도를 제공하는 리더십 행동이다. 리더는 구성원의 성격, 관심사, 역량 수준 등을 이해하고, 이들의 발전을 위한 지지자(mentor)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다양한 세대, 성별, 직무 특성이 공존하는 조직에서는 개별적 배려가 조직 통합과 몰입 유도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친다.
2-3. 변혁적 리더십의 효과와 적용 가능성
변혁적 리더십은 다양한 연구에서 긍정적 효과가 실증적으로 확인되었다. 이 유형의 리더십은 구성원의 직무만족, 조직몰입, 창의성, 조직시민행동(organizational citizenship behavior), 리더에 대한 신뢰 등에 유의미한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공조직에서는 전통적으로 위계적·관료적 구조로 인해 구성원의 자율성과 참여가 제약되기 쉬운데, 변혁적 리더십은 이를 극복하고 조직문화의 변화까지도 유도할 수 있는 중요한 전략으로 주목받는다.
한국의 행정환경에서도 지방자치단체장의 비전 중심 리더십, 교육행정기관에서의 혁신적 교장 리더십, 중앙부처에서의 디지털 전환 주도형 리더십 사례 등을 통해 변혁적 리더십의 실효성이 점차적으로 검증되고 있다. 특히 시민참여 확대와 책임 행정의 요구가 강화되는 가운데, 공직 리더는 규정 집행자가 아니라 ‘사회 변화의 촉진자’로서의 역할이 요청되고 있다.
3. 거래적 리더십 – 명확한 기준과 보상으로 조직을 움직이다
조직은 목표 지향적 시스템이며, 이 목표는 구성원 각자의 역할 수행을 통해 달성된다. 이때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명확한 역할을 제시하고, 일정한 기준을 중심으로 성과를 평가하며, 이에 대한 보상을 부여함으로써 전체 조직의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리더십 유형은 ‘거래(transaction)’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 리더와 구성원 간의 교환 관계에 기반한다. 구성원은 자신의 노력과 성과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기대하며, 리더는 규칙과 기준을 통해 구성원을 감독하고 관리한다. 이러한 리더십 유형을 거래적 리더십(Transactional Leadership)이라 한다.
거래적 리더십은 변혁적 리더십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설명되지만, 실질적으로는 조직 운영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유지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공공조직처럼 법과 규칙, 절차 중심의 구조에서 거래적 리더십은 제도적 일관성과 책임 있는 관리 체계를 보장하는 핵심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3-1. 거래적 리더십의 개념과 구조
거래적 리더십은 구성원의 과업 수행에 대한 보상과 처벌을 통해 목표 달성을 유도하는 리더십이다. 리더는 목표와 기대치를 명확히 설정하고, 구성원들이 이를 충족하거나 위반했을 때 각각 보상 또는 제재를 부여함으로써 행동을 조율한다. 이 과정에서 리더는 명확한 규칙과 기준을 통해 조직 내 질서와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거래적 리더십은 크게 두 가지 핵심 구성요소로 설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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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적 보상(Contingent Reward)
조건적 보상은 가장 전형적인 거래적 리더십 행동이다. ‘성과에 따른 보상’이라는 원칙에 입각하여, 리더가 구성원의 노력과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물질적 또는 비물질적 보상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일정한 업무성과를 달성한 직원에게 성과급을 제공하거나, 정량적 평가에 따라 승진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 구조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명확한 기대를 제공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동기 부여의 기준을 설정해 준다. -
예외에 의한 관리(Management by Exception)
이 요소는 다시 능동적(active)과 수동적(passive)으로 나뉜다. 능동적 방식은 리더가 구성원의 업무 진행을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규정이나 기준에서 벗어난 행동에 대해 사전에 개입한다. 반면 수동적 방식은 문제가 발생할 때까지 개입하지 않다가, 일정 기준이 위반되었을 때에만 제재를 가한다. 공공조직에서는 능동적 관리가 주로 선호되지만, 제한된 인적 자원과 시간의 제약으로 인해 현실에서는 수동적 방식이 함께 병존하는 경우도 많다.
3-2. 거래적 리더십의 특징
거래적 리더십의 가장 큰 장점은 조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다. 명확한 규칙과 보상 체계는 구성원들의 행동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리더의 결정이 자의적이지 않다는 신뢰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특히 공공조직처럼 법규와 절차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체계에서는 거래적 리더십이 조직 전반의 거버넌스를 확립하는 데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또한, 거래적 리더십은 단기적인 성과 관리에 탁월한 강점을 보인다. 주어진 목표나 과업을 정해진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데 있어, 규칙 기반의 리더십은 매우 유용하다. 조직이 변화를 꾀하기보다는 현재 상태를 유지해야 할 때, 즉 변화보다 ‘유지’가 조직 목표에 부합할 경우 거래적 리더십은 이상적인 운영 방식이 된다.
3-3. 거래적 리더십의 한계와 공공조직 내 적용상 유의점
그러나 거래적 리더십에는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는 구성원의 내적 동기 유발 한계이다. 구성원은 보상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게 되며, 그 이상의 조직 가치를 내면화하거나 주체적인 문제 해결을 시도하려는 동기는 감소하게 된다. 장기적으로 구성원의 조직몰입이나 창의성, 도전정신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거래적 리더십은 변화나 혁신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다. 명확한 규칙과 표준에 기반한 이 방식은 기존 질서의 유지에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구성원들에게 비전을 심어주는 데 있어서는 한계를 드러낸다. 이로 인해 거래적 리더십은 종종 ‘관리(managerialism)’의 리더십으로 분류되며, 관리자와 리더의 역할을 구분하는 논의에서도 전자의 입장으로 위치된다.
공공조직에서는 특히 정치적 중립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거래적 리더십이 조직 운영의 기반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행정환경이 변화하고, 시민의 기대가 다양화됨에 따라 이러한 리더십만으로는 조직 전체의 대응력을 확보하기 어렵게 되었다. 따라서 거래적 리더십은 기초 운영 틀로서는 유효하지만, 장기적 변화나 혁신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른 리더십 형태와의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4. 변혁적 vs 거래적 리더십 – 비교와 통합의 관점에서 본 리더십 전략
조직 내 리더십 유형은 환경과 목적, 조직 구성원의 성숙도, 리더 개인의 성향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공공조직과 같은 제도 중심의 복잡한 조직에서는 어느 한 가지 리더십 유형만으로 조직 전체를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데 한계가 존재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변혁적 리더십과 거래적 리더십은 대립적 관계라기보다는 보완적 관계로 이해되는 것이 타당하다. 본 항목에서는 두 리더십의 주요 차이점과 유사점, 그리고 통합적 리더십 전략의 필요성에 대해 분석하고자 한다.
4-1. 변혁적 리더십과 거래적 리더십의 주요 비교
구분 | 변혁적 리더십 | 거래적 리더십 |
---|---|---|
초점 | 가치와 비전 중심 | 규칙과 성과 중심 |
동기부여 방식 | 내적 동기 자극 | 외적 보상 유도 |
조직문화 | 혁신과 변화 강조 | 안정과 질서 유지 |
구성원 관계 | 개별적 배려, 정서적 연결 | 계약적 관계, 기능적 교환 |
환경 대응 | 변화 주도형 | 현상 유지형 |
성과 지향 | 장기적 성과 추구 | 단기적 목표 달성 |
리더 역할 | 변화 촉진자, 비전 제시자 | 관리자, 성과 감독자 |
변혁적 리더십은 구성원과의 정서적 연계 및 공동의 목표 공유를 통해 내면의 헌신을 이끌어내는 데 강점을 가지며, 조직의 전략적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반면 거래적 리더십은 안정적인 성과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정형화된 업무에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4-2. 상호 보완 가능성: 통합적 리더십의 필요성
현대의 조직 환경은 급속한 기술 발전, 사회적 다양성 확대, 예측 불가능한 외부 충격 등으로 인해 리더에게 유연하고 다면적인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두 리더십 유형을 병렬적이면서도 전략적으로 통합하는 리더십 모델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리더는 거래적 리더십을 통해 기본적인 규칙과 절차를 확립하고, 성과 기반의 보상체계를 마련함으로써 조직의 기반을 안정시킬 수 있다. 이러한 기반 위에 변혁적 리더십을 접목함으로써 구성원의 창의성과 자발성, 조직 변화에 대한 수용성을 촉진시킬 수 있다. 곧 ‘성과 중심의 안정’ 위에 ‘비전 중심의 변화’를 구현하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구성원의 성숙도에 따라 리더십 유형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초기 단계의 구성원에게는 명확한 기준과 보상이 필요하지만, 자율성과 성장을 원하는 고숙련 인력에게는 비전 제시와 의미 중심의 동기부여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따라서 리더십의 양극단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기보다는, 조직 상황과 구성원 특성에 따라 전략적으로 선택하거나 결합하는 유연성이 현대 리더에게 요구된다.
4-3. 리더십 통합의 실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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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가치 기반의 비전 제시 + 성과책임 체계 확립
공공조직은 공익 실현이라는 고유의 가치 아래 존재한다. 따라서 변혁적 리더십을 통해 조직 구성원에게 공공가치의 중요성을 각인시키고, 동시에 거래적 리더십을 통해 행정책임성과 투명한 성과관리 체계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
정서적 지지 + 명확한 규칙의 병행 운영
리더는 구성원 개개인의 정서적 욕구와 성장 가능성을 배려하면서도, 조직 운영의 일관성과 공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규칙과 기준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조직 내 신뢰와 성과를 동시에 확보하는 방식이다. -
조직 발달 단계별 리더십의 전략적 분화
조직이 위기상황이거나 외부 변화를 요구받는 상황에서는 변혁적 리더십의 적용이 필수적이지만, 제도 안정기나 과업 집중 단계에서는 거래적 리더십이 조직 안정화에 유리할 수 있다. 리더는 시기와 맥락에 따라 적절한 리더십 포지셔닝을 구성해야 한다.
5. 공공조직에서의 리더십 적용 – 실제 사례와 전략
공공조직은 민간조직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목적과 가치체계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민간조직이 이윤 창출과 시장 점유율 확대를 핵심 목표로 한다면, 공공조직은 사회적 형평성과 공익 실현, 법적 정당성, 시민의 신뢰 확보를 중심 가치로 삼는다. 이로 인해 공공조직의 리더는 효율적인 관리자이자 의사결정자일 뿐만 아니라, 공동체적 가치와 공적 책임을 동시에 견지해야 하는 ‘복합적 리더십’을 수행하는 존재가 된다.
이러한 특수한 조직 맥락에서 변혁적 리더십과 거래적 리더십은 어떻게 적용될 수 있으며, 실제 공공행정의 어떤 사례에서 이 두 리더십이 실효적으로 발휘되고 있는가? 본 절에서는 이를 중심으로 공공조직 내 리더십 전략을 분석하고자 한다.
5-1. 공공조직의 특성과 리더십 요구
공공조직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특성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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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제도적 통제: 행정조직은 헌법과 법률, 행정절차법 등에 따라 운영되며, 자율적 판단보다 절차적 정당성이 우선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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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이해관계자 존재: 시민, 정치인, 이익집단, 언론 등 수많은 외부 이해관계자와의 지속적 조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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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의 모호성: 민간조직과 달리 성과가 수치로 환산되지 않으며, 질적 평가와 다원적 가치 간 충돌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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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경직성: 상명하달 구조, 연공서열, 형식주의 등으로 인해 변화에 대한 저항이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와 같은 특수한 환경에서, 공공조직 리더는 거래적 리더십을 통해 기본적인 제도 운영과 절차 준수를 확보하면서도, 변혁적 리더십을 활용하여 조직 구성원에게 공공의 비전을 제시하고 참여적 조직문화를 유도해야 한다.
5-2. 실제 사례 분석
① 서울시 박원순 시장의 사회혁신 행정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시민 참여와 사회적 경제, 도시재생 등의 분야에서 변혁적 리더십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그는 “시민이 시장이다”라는 구호를 통해 시민 주권의 확대를 강조하며,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기존 관료주의적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과 함께 정책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새로운 행정 패러다임을 요구하였다. 영감적 동기부여와 이상적 영향력 측면에서 매우 강력한 변혁적 리더십 사례로 평가된다.
그러나 동시에 예산 집행, 감사 체계, 인사 규정 등에서는 거래적 리더십을 통해 공공성의 규범과 책임 행정을 병행하였으며, 이중 전략은 서울시라는 대규모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도 혁신을 가능하게 한 중요한 요인 중 하나였다.
② 교육행정 조직의 혁신 학교 운영
일선 교육청 및 학교장 리더십에서도 변혁적 리더십의 적용 사례가 많다. 예를 들어, 경기도의 ‘혁신학교’ 정책은 학교 단위에서 자율적 교육과정 운영과 교사 주도의 수업 혁신을 장려하는 방식으로, 변혁적 리더십의 지적 자극과 개별적 배려 요소가 강하게 반영된 사례이다. 반면, 해당 학교의 예산 운영, 교사 인사, 학사 관리 등의 분야에서는 여전히 중앙 행정 기준과 규율에 따른 거래적 리더십 구조가 유지되며, 두 리더십의 병존이 명확히 드러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③ 중앙부처의 디지털 정부 추진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추진된 디지털정부 전환은 기존 공공행정의 관행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는 변혁적 리더십의 흐름이었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 기반 전자정부 시스템 구축, 모바일 민원 서비스 확대, 마이데이터 행정 구현 등은 지적 자극과 영감적 비전 제시 측면에서 매우 강력한 리더십이 요구된 분야였다. 동시에 해당 사업의 추진은 예산 편성, 법제도 정비, 책임자 지정 등 거래적 요소를 반드시 수반해야만 정책의 실행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5-3. 공공조직 내 리더십 전략 수립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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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합형 리더십 개발 훈련
공무원 교육과 리더 양성 과정에서 변혁적 리더십과 거래적 리더십의 이론적 차이와 실천적 접점을 모두 다룰 수 있는 훈련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실제 공무원 대상 리더십 교육에서 ‘비전 리더십’과 ‘성과 중심 관리 리더십’을 나누지 않고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점점 강화되고 있다. -
현장 중심 사례 기반 리더십 설계
행정 리더는 자신이 속한 조직의 기능과 과제, 구성원의 특성을 충분히 진단한 후, 리더십 유형을 맞춤형으로 설계해야 한다. 특히 현장 중심의 문제 해결이 필요한 조직에서는 변혁적 리더십 요소를 강화하고, 법률이나 지침 중심의 부처에서는 거래적 리더십 요소를 구조적으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 -
리더십의 유연성과 반응성 확보
행정환경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리더십도 고정된 형태가 아닌 유동적인 전략으로 접근되어야 한다. 리더는 변화 국면에서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 갈등 국면에서는 제도적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일상 운영 국면에서는 규칙과 예산을 기반으로 한 통제자가 되어야 한다.
6. 리더십 통합 모델과 미래 행정 환경의 대응 전략
오늘날의 공공조직이 직면한 문제들은 과거의 그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다층적이다. 기술혁신과 시민사회의 고도화, 세대 간 가치관의 충돌, 기후위기와 팬데믹 같은 글로벌 리스크, 그리고 인공지능·데이터 거버넌스와 같은 초국가적 이슈에 이르기까지, 행정의 리더십은 과거보다 훨씬 더 역동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환경 속에서 기능해야 한다. 이런 조건 하에서 리더십은 더 이상 단일 유형의 접근 방식으로 대응할 수 없으며, 융합적·복합적 모델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 변혁적 리더십과 거래적 리더십의 통합은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다.
6-1. 리더십 통합 모델의 개념과 구조
리더십 통합 모델은 각 리더십 이론의 강점을 결합하여, 조직의 특정 조건과 맥락에 따라 유연하게 전략을 선택할 수 있는 리더십 프레임을 의미한다. 이 모델은 상황적 리더십 이론(contingency leadership theory)과도 연결되며, 리더가 조직의 변화 단계, 구성원의 역량, 과업의 성격, 외부 환경의 안정성 여부에 따라 리더십 행태를 전환할 수 있어야 함을 전제한다.
통합 리더십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계층으로 설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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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기반: 거래적 리더십
조직의 안정성과 제도 운영, 예산 집행과 책임 행정 등의 기본 틀은 거래적 리더십을 통해 유지한다. 공공조직의 법적 정당성과 행정책임 확보에 필수적이다. -
문화적·정서적 동력: 변혁적 리더십
조직 문화의 혁신, 구성원의 내적 동기 자극, 시민 참여 확대 등에는 변혁적 리더십의 감성적 요소와 비전 제시 기능이 활용된다. -
상황 조정과 유연성: 상황 인식 리더십
변화의 국면에 따라 리더십의 무게중심을 조정하고, 외부 충격이나 내부 갈등 발생 시 리더의 개입 방식과 범위를 적절히 설정한다.
이러한 모델은 기능의 병렬적 나열이 아니라, 조직의 시간적·공간적 흐름에 따른 동태적 리더십 전환 능력을 요구한다. 특히 공공조직은 시민의 신뢰 회복, 거버넌스 구현, 투명한 정보 공개 등 정량화하기 어려운 가치 실현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므로, 통합 리더십은 전략적이고도 필연적인 선택이다.
6-2. 미래 행정 환경에서 요구되는 리더십 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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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 시대의 전략적 리더십
행정 환경의 디지털화는 기술적 변화만이 아니라, 조직 내부의 업무 방식, 시민과의 소통 구조, 정책 설계 방식 전반에 걸쳐 혁신을 요구한다. 이러한 변화는 리더로 하여금 디지털 감수성(digital literacy)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data-driven leadership)을 갖출 것을 요구하며, 동시에 구성원이 기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격려하는 변혁적 리더십의 발휘가 필수적이다. -
다양성과 포용성을 고려한 리더십
젠더, 세대, 문화적 배경 등 다양한 차이를 가진 구성원들이 공공조직에 함께 근무하는 오늘날, 리더는 차이를 조정하고 공동체적 일체감을 창출하는 감성 리더십, 윤리적 리더십, 포용적 리더십을 갖추어야 한다. 특히 구성원 간 이해충돌이나 갈등이 예상될 때, 일관된 규칙과 공정한 보상을 제공하는 거래적 리더십의 요소와, 개별의 감정과 상황을 고려하는 변혁적 리더십의 요소가 동시에 작동할 필요가 있다. -
위기대응과 회복 탄력성을 이끄는 리더십
팬데믹, 기후 재난, 정치적 위기 등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리더의 판단과 커뮤니케이션이 조직 전체의 생존과 연계될 수 있다. 이때 리더는 신속한 상황 파악과 결단을 통해 거래적 리더십 기능을 극대화하되, 위기 이후 조직을 재정비하고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는 데에는 변혁적 리더십의 회복력(resilience leadership) 기능이 요구된다.
6-3. 리더십 발전을 위한 제도적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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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리더십 평가 체계의 다변화
현재 공직사회에서는 성과 중심의 수치 평가가 주요 기준이 되고 있다. 그러나 리더십의 비전, 동기부여 능력, 혁신 촉진력, 구성원 만족도 등 질적 측면도 포함하는 복합적 평가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
조직문화 기반의 리더십 발굴과 양성
리더십은 개인의 자질뿐 아니라 조직문화와 구조의 산물이기도 하다. 따라서 하향식 인사관리 방식보다, 현장에서 신뢰받는 리더를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수평적 리더십 양성 전략이 중요하다. 예컨대 리더십 후보군에 대한 멘토링, 문제해결 프로젝트 리더 경험 등 실무 중심 교육이 실효성이 높다. -
공공성과 혁신성의 균형적 통치 전략
리더십 교육, 정책 설계, 제도 개편에 있어 공공성과 혁신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리더 개인의 철학을 넘어, 공공조직 전체의 거버넌스 역량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공공조직의 리더는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하는가
조직은 사람들의 관계, 가치, 동기, 기대가 얽혀 있는 살아 있는 공동체이며, 그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는 관리자 이상의 존재다. 그는 구성원과 함께 조직의 방향을 설정하고, 문화를 만들어가며, 일상적 업무 안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이끌어내야 하는 주체다. 리더십은 이처럼 조직의 ‘심장’에 해당하는 기능이며, 그 성격과 방향에 따라 조직의 활력과 지속가능성은 결정된다.
이번 학습에서 다룬 변혁적 리더십과 거래적 리더십은 조직행태론의 영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현대 리더십 이론으로 평가받는다. 이 두 이론은 서로 상반된 리더십 유형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실제 조직 내에서는 각기 다른 기능과 목적을 수행하며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거래적 리더십은 조직의 일관성과 책임성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며, 구성원의 행위를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정렬시키는 기능을 수행한다. 반면, 변혁적 리더십은 조직 구성원의 내면을 자극하고, 공동체적 비전을 형성하며, 정서적 유대를 통해 자발성과 창의성을 끌어내는 리더십이다.
공공조직의 맥락에서 이 두 리더십은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 정부조직은 법과 제도 위에 세워진 질서체계이기 때문에 거래적 리더십을 통해 제도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행정은 동시에 가치 창출의 영역이기도 하다. 다양한 시민의 요구, 사회적 약자의 보호, 불확실한 정책 환경 속에서 변화와 혁신을 꾀해야 하는 공공조직은 변혁적 리더십을 통해 미래지향적 비전과 동기부여의 촉진력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오늘날 공공조직은 디지털 전환, 다양성과 포용성의 확대, 위기관리, 그리고 시민과의 상호작용 확대 등 과거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역동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행정환경에서는 정형화된 리더십으로는 더 이상 조직의 생존과 성장, 그리고 시민 신뢰의 확보를 담보할 수 없다. 이제 리더는 상황에 따라 리더십의 유형을 ‘선택’하거나 ‘조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하며, 필요하다면 스스로의 리더십 성향을 재구성할 수 있는 자기성찰적 전략가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통합형 리더십은 이론적으로도, 실천적으로도 많은 함의를 제공한다. 학문적으로는 리더십의 이분법적 구도를 넘어서서, 보다 유연하고 맥락 중심의 리더십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 실천적으로는 공공조직 내 리더들에게 현실적인 리더십 전략을 제공하며, 각 부처와 조직의 특성에 맞는 리더십 구성 방식의 다양화를 촉진할 수 있다. 예컨대, 정책기획 부서에서는 변혁적 리더십이 강조되고, 인사나 예산 부서에서는 거래적 리더십의 체계성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처럼 리더십은 조직 기능별, 시기별, 대상별로 다르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통합적 사고와 융합적 리더십은 앞으로 더욱 중시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주제를 학습하는 행정학도와 공무원 시험 준비생은 리더십의 개념적 정의를 암기하는 데 그치지 말고, 실제 공공조직의 리더가 처한 현실과 딜레마를 생생하게 이해하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 또한 미래의 공직자로서 자신이 어떤 리더십을 지향하고, 어떻게 조직과 시민을 이끌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볼 수 있어야 한다. 리더십은 권한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의 문제이며, 태도의 문제이며, 궁극적으로는 공공을 향한 책임감의 구현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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